보톡스, 가격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치과의사가 직접 맞아보고 시술하며 알게 된 것

보톡스, 가격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치과의사가 직접 맞아보고 시술하며 알게 된 것

보톡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한 환자분 때문이었습니다.

치과에서 한 여성 환자분을 진료하고 있었는데, 저는 아무리 봐도 그분이 50대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차트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실제 나이는 70대 중반이었습니다.

20년 가까이 젊어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피부 관리를 어떻게 하셨는데 20년이나 젊어 보이세요?”

그랬더니 그분이 제게 살짝 귓속말을 했습니다.

“저 보톡스 맞아요.”

그 말이 계속 기억에 남았습니다. 물론 그분이 젊어 보인 이유가 보톡스 하나 때문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타고난 피부, 생활 습관, 다른 피부 관리 등 여러 요인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저는 보톡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공부하면서 직접 맞아보기도 하고 나중에는 환자에게 시술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보톡스를 선택할 때 가격만 물어보는 것은 별로 좋은 질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톡스는 원래 ‘독소’입니다

보톡스라는 이름이 너무 익숙하다 보니 화장품처럼 가볍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톡스라고 부르는 것은 보툴리눔 독소를 정제해 매우 적은 양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입니다.

신경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신호를 일시적으로 차단해 특정 근육의 움직임을 감소시키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이마나 미간처럼 표정을 지을 때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근육에 적절하게 사용하면 동적인 주름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말은 ‘적절하게’입니다.

보툴리눔 톡신은 아무 곳에나 많이 주사한다고 효과가 좋아지는 약이 아닙니다. 드물지만 독소의 효과가 주사한 부위에서 멀리 퍼지면서 전신적인 근력 저하나 삼킴, 말하기, 호흡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톡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적정한 제품을, 적정한 양으로, 정확한 위치에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톡스는 보툴리눔 독소이며 적정량과 정확한 위치가 중요하다는 인포카드

보톡스가 꼭 주름에만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보톡스 하면 대부분 이마 주름, 미간 주름, 눈가 주름부터 생각합니다. 하지만 활용 방법은 그것보다 다양합니다.

보툴리눔 톡신은 땀 분비를 감소시키는 치료에도 사용됩니다. 피부 안쪽에 미세하게 주사하는 방법을 연구한 논문들에서는 피지 분비 감소와 모공 크기, 피부결 개선 가능성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방식의 시술 후 피부가 조금 더 매끈하고 정돈되어 보인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만 보톡스를 맞으면 누구나 모공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 결과도 시술 방식과 대상에 따라 차이가 있어 개인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보톡스를 맞기 전에 무엇을 물어봐야 할까요?

제가 환자라면 첫 질문을 “보톡스 얼마예요?”로 시작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가격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먼저 어느 부위에 맞는지, 왜 그 부위에 맞는지, 얼굴 전체를 치료할 것인지 특정 부위만 치료할 것인지,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지, 누가 직접 시술하는지, 어떤 바늘을 사용하는지를 물어볼 겁니다.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하나가 아니며 제품별 단위를 단순하게 1:1로 비교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몇 유닛에 얼마인가만 비교해서는 전체 시술을 제대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보톡스 시술 전 부위 제품 시술자 바늘 등을 확인하는 DrDad.KR 인포카드

저는 바늘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톡스를 직접 시술하면서 제가 꽤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가 바늘입니다.

요즘은 아주 가는 마이크로 니들이 좋아져서 제대로 사용하면 주사를 맞을 때의 불편감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시술하면서 바늘도 자주 교체합니다. 같은 바늘로 피부를 반복해서 통과하다 보면 바늘 끝의 상태가 달라지고 환자가 느끼는 불편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3~5번 정도 피부를 통과한 뒤에는 새 바늘로 바꿔가며 시술하는 편입니다. 얼굴에 여러 번 주사를 맞는 시술에서는 이런 작은 차이가 환자가 느끼는 통증과 시술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싼 보톡스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글의 결론이 “싼 보톡스는 위험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비싸다고 무조건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가격 하나만으로 시술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이마 주름인지, 미간인지, 턱 근육인지, 아니면 피부결이나 모공까지 고려한 시술인지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에 맞춰 어떤 제품을,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 사용하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시술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보톡스를 처음 알려준 것은 논문도, 강의도 아니었습니다. 70대 중반의 한 환자분이 제 귀에 대고 했던 한마디였습니다.

“저 보톡스 맞아요.”

그 한마디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고, 공부하고, 직접 경험하고, 시술까지 하면서 지금은 오히려 이렇게 생각합니다.

보톡스에서 가장 먼저 물어봐야 할 것은 “얼마예요?”가 아니라 “나에게 무엇을, 어디에, 왜 맞는 건가요?”입니다.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해주는 곳을 찾는 것이 저는 가격의 작은 차이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DrDad.KR Note
저는 미국에서 진료하는 치과의사이며, 이 글에는 제가 환자를 진료하고 보툴리눔 톡신을 공부하고 시술하면서 얻은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교육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보툴리눔 톡신의 적응증, 제품, 용량과 주사 위치는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술 전 자격을 갖춘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